1. 가끔 범죄소설의 세계는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팡토마스’를 읽고 있는데 ‘피의 선’ 이후 최고의 프랑스 범죄소설이 아닌가 싶다. 섬세함을 갖춘 잔혹한 범죄 앞에 전률하면서도 다음 이야기에 갈증을 느끼는 나 자신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20세기 초엽, 벨에포크의 끝 무렵 이 소설을 읽은 사람들이 느꼈을 전률을 상상하는 재미는 별론으로 두고.
2. 점심을 먹다가 스물 일곱쯤에는 뭘하고 살았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수업 듣고, 학점 메우고, 공부 하고, 책 읽고, 글 쓰고, 즐거워 깔깔거리는 동시에 외로워 괴로워하던 옛 시간이 잠시 나를 스쳐지나갔다. 나름 열심히 살았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그 시절의 함께한 친구들이 보고 싶기도 하다. 9월에는 꼭 한번 제대로 보자 청해야지
3. 다음달에는 아내와 함께 고연전에 가기로 했다. 대학 신입생 이후 처음 가보는 그곳을 아내와 함께 간다고 생각하니 신기한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