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world- 원철군과 영화를 보다

월요일 오후. 드디어 영화보다
원철군과 나의 독특한 취향가운데 하나는 다크블루에 대한 열광이다.(난 울트라 마린도 좋아한다. 인디고 블루가 확산되기 한세기 전 파란색을 지배한 이 염료는 금보다 비쌌다고 한다.) 바다색보다는 보라색에 가깝고, 그러면서도 약간 진한 색채에 고딕풍의 뾰족한 이미지와 신선한 진홍색이 덧붙여진 것을 보는 순간 바로 열광 모드에 돌입했다.

영화를 보면서 원철군인지 나인지는 모르겠지만 시정군이 딱 좋아할 영화라는 이야기가 오고갔다. 벽장에서 손이 튀어나오지도 않고, 예상 외의 타이밍이나 음악으로 공포감을 주는 영화가 아닌 액션물인데다가 톤 역시 딱 시정이 좋아할 타입이란 생각이 잠시 들긴했다. 하지만 SWAT과 언더월드 중에 하나만 봐야할 상황이라면 스왓을 선택할 것 같은 느낌이 강했다.

콜린 파렐이 나오는 게다가 휠씬 시원한 액션이니까. 사실 이유같은 것은 모른다. 막연한 느낌에 이유같은 것을 요구하는 놈은 정말 멍청한 녀석이 틀림없으니 말이다.(두 영화를 모두 볼 예정이기 때문에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나에게 무언가 하나를 고르라면 스왓을 골랐을 거 같다. 이것이 그 막연한 느낌의 이유다)

아무튼 나한테 염색한 검정 머리와 진짜 검정머리를 구분해낼 수 있는 안목이 있음을 깨달았다. 키는 조금 작지만 볼륨감있는 몸매에 원철군 눈을 떼지 못했다는 말도 첨언해야겠다. 몸에 짝 달라붙는 가죽 슈트를 통해 보이는 곡선과 납빛 피부에 열광하던 단순한 사내 녀석 둘이 극장에서 보여준 우리의 진짜 모습이었다.(영화 내내 스토리는 뒷전이었다. 아름답지는 않지만 톤에 알맞는 섹스 어필에 홀딱 반해버렸다.)

영화를 보고나서야 주인공의 이름을 알았다. 케이트 버킨세일이었다, 브로큰다운 팰리스이나 다른 영화에서 보여주었던 어딘지 허전한 아름다움이 이런 영화에서는 빛을 발할 수도 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마치 전혀 다른 사람같았다. 아무튼 한동안 그 슈트 속에 숨겨진 곡선이 젊디 젊은 두 사내를 지배할 것같은 생각이 드는 것은 노파심이 아니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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