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얻게 되 하늘 사진 하나!

집에 내려오면서 새삼 깨닫게된 몇가지 사실이 있다. 청명한 가을 하늘에서는 멋진 구름을 찾기 어렵다는 사실. 공기 맑은 남쪽 하늘에서는 초저녁에도 별이 보인다는 사실. 청명하기만 가을 하늘을 눈으로 볼 때에는 더없이 아름답지만 사진으로 담아둘 수는 없다는 사실. 대충 이런 사실들이다.

하늘은 찍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시야를 복잡하게 가리고 있는 각종 전선으로부터 자유로운 곳을 찾기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우연히 전선으로부터 자유로운 하늘을 찾게 되더라도 이번에는 애드벌룬이란 복병이 기다리고 있다.

막내 누이와 시립도서관에 다녀왔다. 제법 넓은 정원이 있어서 가끔 심심함을 달래기 위해 찾는 곳이다. 벤치에 앉아 집에서 챙겨간 홈런볼을 까먹고 있었는데 불현듯 목에 걸려있던 디지털카메라의 셔터를 아무 이유없이 눌러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그런 설명할 수 없는 행동이 만들어낸 결과가 바로 이 사진이다.

집에 돌아와 데스크탑을 채우고 있던 seabiscuit의wallpaper를 지워버렸다. 이 사진의 테두리를 블랜딩처리한 다음 600*480으로 리사이즈했다. 푸른색과 상아색의 중간 사이에 있는 배경색에 한가운데에 사진을 띄워놓고보니 마음의 창으로 바라보는 하늘같아서 기분이 흡족하다.

아이처럼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오랜만에 메일을 쓰게 되었다. 사실은 사진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mail.app를 열었던 것이었지만 왠지 모를 부끄러움에 편지의 끝부분에서 말을 바꿨다. 전에 써놓은 서평 하나가 잡지에 게재되게 됐다고. 이것이 나의 허영심을 채워주기에 손을 움직일 수 밖에 없노라고.

사실 잡지에 게재되는 서평이 허영심을 채워주는 것은 결코 아니다. 자네에게 알릴 수 있는 무언가가 생겼다는 사실이 허영심을 채워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내 복잡한 마음 씀씀이를 설명하고 이해시키기란 나조차 요령 부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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