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좋아하시나요?

내 누이들은 꽃을 싫어한다. 꽃을 선물할 때에는 의당 쓰레기 봉투도 같이 해야하는 것이 아니냐고 불만을 늘어놓은 누이들과 자라다보니 여태 꽃선물 한번 제대로 해본적이 없다.(음 있기도 한 것 같군…) 하지만 신기한 것은 온식구가 꽃선물을 싫어함에도 불구하고 집안에는 늘 꽃이 있다는 사실이다.

사실 누이들이 싫어하는 것은 꽃에 담긴 가식일지도 모른다. 꽃 자체는 눈을 즐겁게 해주지만, 꽃을 둘러싼 포장과 장식은 오히려 꽃이 지닌 순수한 아름다움마저 지워버린다.

소심하다란 단어를 쓸 수 있는 여자 친구들에게 자주 던지는 질문이 있다. 넌 꽃 선물 받는 것 좋아해? 꽃하고 실용적인 것하고 어떤 것이 더 좋아?

내가 얻은 대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자신에게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꽃보다는 실용적인 것을 고르겠지만 그렇다고 꽃이 싫은 것은 아니라는 대답이었다. 말뜻에 담긴 속뜻을 풀이하자면 이왕이면 실속없이 비싼 꽃보다는 실속있는 그 무엇이 좋다는 말이다.

꽃은 아름답지만, 꽃의 가격은 늘상 문제다. 들꽃 한송이는 보는 이의 마음을 너그럽게 만들지만, 포장되고 꾸며진 꽃 한다발은 늘상 경제적 효익를 따지게 만든다. 제발 나를 순순하게 만들어 달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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