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인생. 이런 사람

새로운 감옥으로 출근하기 시작하면서 마음이 퍽 상했다. 내가 들은 첫마디가 출근 빼먹지 말고, 또 말썽부리지 말고 제 날짜에 전역하라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스스로가 모범 인간이라고 생각해 본적은 한순간도 없지만 스스로 자신의 방랑기를 인정하는 것하고 초면에 실례되는 말을 듣는 것하고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

결국 난 스스로 매우 치사하다고 생각하지만 비근한 이들에게 가장 효율적으로 먹히는 학벌이라는 무기를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하루 8시간. 2년쯤 내 모습을 감추는 것은 일도 아니라는 사실을 상상이나 할까? 경우에 따라서는 얼굴 한번 찡그리지 않고 죽음보다 더한 잔인한 말을 뱉을 수 있는 것이 우리같은 사내라는 사실을 겪어보기나 했을까?

상대를 기만하면서 간격 안으로는 단 한 발자국의 움직임도 불허할 수 있는 우리같은 사내들의 존재를 상상이나 할까? 서시같은 예쁜 딸이 있다하더라도 서시가 아닌 이상에는 완벽하게 제어가 가능한 마음새를 짐작이나 할까? 정신적으로 우월하다는 확고한 믿음이 있기에 작은 분노조차 짜증조차 나지 않는 우리같은 사내들을 이해할 수 있을까?

아마 평생이 흘러도 우리같은 사내들의 존재를 인정하지 못할것이다. 범인과 범상인을 구분하는 기준이 두뇌 능력이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과 삶에 대한 마음가짐이라는 사실을 평생모를 이들이 조금은 가여워진다. 스스로의 생각이 자신의 삶을 구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니 그렇게 고루하게 늙어가겠지.

그 고루함을 자식에게 물려주고 그 고루함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숨막히게 만들고 종래에는 외로워지는 삶을 숙명이라고 믿겠지. 숙명이 아니라 당신이 선택한 수많은 미래가운데 하나일뿐이었더라는 진실을 평생 인정하지 못할 삶이기에 되려 숙연해지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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