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o iPods!

iPod가 하나 늘었다. 하나는 막내 누나의 것, 또 다른 하나는 나의 것이다. iBook를 배경으로 다정스레 교분을 나누는 두 대의 iPod 를 보고 있자니 밥을 먹지 않아도 배부름을 느낀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애플의 제품은 특별하다. 써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절대 이해할 수 있는 독특한 사용자 편익이 있다. 계량화되고 수치화 시켜 이것이다 하고 말할 수는 없지만 사용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독특한 정서적 편익이 존재한다.

아이포드 역시 마찬가지이다. 아이포드를 집에 놓고 온 하루와 그렇지 않은 하루를 비교해 보면 그 정서적 편익은 손에 잡히는 정도가 아니라 두 눈을 가득 채우고도 남는다. 아이포드 없는 맥빠진 하루. 언어로 표현할 수 없지만 그 외롭고 허전한 느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하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음악은 나를 나타내는 하나의 표현법이고 애인보다 나를 더 잘 달래주는 그런 존재가 되어버렸다. 책과 음악이 없는 세상. 얼마나 허무한 하루 하루일까?

아이포드의 새로운 광고에 이런 것이 있다. 뉴욕의 거리를 걷던 낯선 두 남녀가 상대의 아이포드에 들은 음악을 바꿔듣고 종래에는 나란한 방향으로 걸어가는 광고. 사실 아이포드는 단순한 mp3, AAC, AIFF player가 아니라 삶의 이력이 담긴 새로운 형태의 명함이다.

지난달 서울에 올라갔을 때 코엑스의 벤치에서 우연히 아이포드 유저를 만난 적이 있다. 낯선 아가씨였음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아이포드를 바꿔 이어폰과 연결했을 때 몇년을 같이한 친구처럼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상대의 기호를 안다는 것. 아주 친한 친구 사이에서나 그것도 오랜 시간이 걸려 알 수 있고 또 입에 올릴 수 있는 화제를 이름조차 모르는 낯선 타인과 나눌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아이포드의 진정한 힘이 아닐까?

(의아함을 느낄 자네들을 위해 밝혀두지만 나보다 2살이나 어렸네.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겠지… 참. 연락처는 주고 받지 않았네. 단지 주소록에 담긴 정보를 쓰윽 하고 외우긴 했지만… 다음날 술에 취해 일어나 보니 기억이 나지 않더군. 너영민 번호하고 비슷한 구조와 어감의 숫자였다는 기억밖에는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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