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saje de Cádiz

가끔 MSN 메신저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버디들이 등록되곤 한다. 상대방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말을 걸면 낯선 언어가 나를 반긴다. 한참 후에야 난 그것이 스페인어인 줄 깨달았다. 불어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정말 낯선 언어였다. 차라리 불어였다면 사전을 펴고 해석을 시도해 봤을 텐데 불행하게도 나에게는 스페인어 사전이 없다.(물론 시스트랜은 있지만 셜록을 구동시키기가 너무 귀찮다)

그네들의 스펠링으로 표현된 영어를 해석해보자면 그들이 말을 건 까닭은 다른 아닌 메신저 아이디(medina_sidonia@h)에 있다. 스페인의 작은 도시이자 1588년 잉글랜드 함대와 싸운 아르마다를 이끈 공작의 이름에 그들은 어떤 친밀감을 느끼는 모양이다. 때로는 사진을 요구하는 젊은 처자도 있었고, 자신의 도시에 아이디를 반환할 것을 정중하게 요구하는 나이든 사람 있다. 엘 그레코란 아이디의 젊은 남자에게 엘 그레코는 스페인에서 활동하기는 했지만 이탈리아 사람이라는 말을 건넸다가 분명 4LL이 분명한 스페인어의 홍수를 경험한 적도 있다.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카디스에 살고 있다던 동갑내기 아가씨였던 듯 싶다. 본인이 카디스 뜨내기가 아닌 원거주자임을 자랑스러워 하곤 했는데 그녀가 보내주는 지브롤터 해협의 사진들은 바다에 대한 묘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곤 했다. 거대한 컨테이너선들을 실루엣으로 담은 지브롤터는 정말 아름다웠는데…

스피키오가 승리했던 일리파(그런데 의외로 좁았다)를 본 것도 그녀를 통해서 였고, <무어의 마지막 한숨>을 제대로 설명해 준 것도 그녀가 처음이었다. 이른 새벽 잠에서 깨어나 노트북을 열면 나를 반겨줬는데 요즘에는 좀처럼 볼 수가 없다.

근래 들어 자주 들리게 된 블로그에서 si란 단어를 보니 갑자기 그녀가 생각났다. 문장에서는 If와 비슷한 뜻인데 보통 그녀는 [그래] 정도의 의미로 si를 사용 했다. 스페인어를 모르는 나로서는 정확한 용법을 알 수 없으나 그냥 그래 보였다. 잘 살고 있으려나? 이른 새벽까지 잠들지 못할 일도, 그 시간에 깰 일도 없으니 정말 보기 힘들구나.

2 thoughts on “mensaje de Cádiz”

  1. El Greco no es Italiano, pero Greco. El estaba en Italia estudiando pinturas Italianas del Renacimiento, pero no es Italiano. Me da miedo que tu hermana sea enfadada por tu equivocada otra vez.

  2. 아직 안읽은 모양인 것 같은데요.
    지금까지 별 말이 없는 것을 보면…
    아니면 그러니 욕먹었지 하고 넘어 간 것일지도 모르겠구요.

    사실 저 때만 해도 제 관심은 르네상스 시대에 온전하게
    쏠려 있었기 때문에 엘 그레코가 누군지 잘 몰랐어요.
    이탈리아에서 공부했다는 사실을 오역해서 이탈리인이라고
    나름대로 짐작해 버린 거죠. ^^

    엘 그레코하면 바로 그리스인인 줄 알았어야 하는데
    그때는 어려서 센스가 영 아니었답니다.
    (그레코 로만형만 생각이 났어도 그 욕을 안얻어 먹었겠죠? ^^)

    아무튼 읽다보니 오해의 소지가 있는 문장이네요.
    전 욕얻어 먹을 짓을 했다고 지금까지 반성하고 있는 중이예요.
    그나저나 엘 그레코는 어떤 나라 말을 썼을가요?
    그리스어 일까요? 아니면 베네토 방언일까요? 늘 궁금한 문제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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