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need your disillusion…

awakening대신 disillusion이란 단어가 쓰고 싶어졌다. 실제로 저렇게 말하는 경우는 없겠지만 내 기분의 문제니 말이다. 나에게는 수많은 망상이 있다. 근거없는 낙관주의자인 속마음도 있다.하지만 이율배반적이게도 외면의 난 <이기는 쪽이 내편이다>란 태도를 버리지 않는다. 알다가도 모를 노릇이지만…

깊은 숙면에 빠지기 몇분 전이면 난 온갖 망상과 의혹에 나를 맡긴다. 머리속에 들어있는 온갖 잡스런 지식을 총동원해 그날 하루동안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쳤을 어떤 전조를 찾아낸다. 그래도 잠이 오지 않으면 과거로 돌아가 새로운 삶을 살아 본다. 근래의 단골 소재는 <21살 봄으로 돌아가기> 혹은 <23살 여름으로 돌아가기>이다.

사실 친구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는 나의 기억력은 이런 망상에 기원한다. 잠들때까지 하루동안 있었던 일을 시간대로 재구성, play 해보는 와중에 <단기 기억>은 <장기 기억>으로 전환된다. 과거를 되집어 <새로운 삶>을 살아보면서 일상은 기억하기 좋은 단위로 편집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삶이 몇년동안 누적되다보니 정작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기억할 여력이 없다.

그래서 앞으로는 기억력에 대한 자부심을 버리기로 했다. 망상과 의혹에 낭비하기 위해 남겨놓은 일말의 정신력을 깨어 있는 동안 모두 써버리기로 마음 먹었다. 이것은 스스로와의 약속이며, 기만이 통하지 않는 이름과의 약속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몇년 뒤 잠들기 전 <24살 가을로 돌아가기>를 실행하고 있을 나를 생각하면 끔찍하다.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함에도 불운에 농락당하는 것이 일상인 것을 생각하면 불운에 현재를 농락당하는 것도 부족해 미래까지 헌납하는 것은 도대체 수지가 맞지 않다. 손해보기 싫어하는 성격이라 입버릇처럼 말하면서도 어리숙하게도 불행에 지속적으로 농락당하는 사이클을 유지하는 것을 보면 난 헛똑똑이가 분명하다.

최소한 BEP는 맞추자고!

[#M_ 그나저나 WC군 | less.. |
확대해서 보라구. salt away의 진수라고 생각되지 않나?
재충전의 1박 2일을 위해서 나 지금 달리고 있거든.
눈자위는 푸르스름하게 변했고,
허리는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 더 편하려 하고 있어.

각성하라고. 네가 군대에 있을 당시 고민하던 나에게
<뭐가 어렵다고 그래. 일단 하고 봐. 남들 다하는 것
우리가 못할리가 없잖아>하고 말해준 사람이 너였잖아!

목표가 정해지고 투입 가능한 자원을 가늠하고
실행 프로세스가 결정되면 그 다음에 남은 것은
<일단 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해.
계획만 짜다 본게임이 시작하기도 전에 지쳐버리는 우를 범하진 말자!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계획이 아니라 프로세스야.
plan과 planing의 차이, purpose과 process의 차이…. _M#]

4 thoughts on “I need your disillusion…”

  1. 한동안 뭐가 부족한지 곰곰히 생각해 봤어.
    결국 정형화되지 않은 삶이 문제더군.
    경영학적인 마인드로 생활을 재구성해야겠어.
    이따 보자~

  2. 일찍 일어난 것인가?
    일상이 정말 무서운 것이라고.
    ‘일상이 뭐 그렇지’ 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살면
    정말 아무것도 되지 않는데
    일상을 제어하려고 마음 먹으면 정신력 소모가 많긴 하지만
    <성과>가 들어나니 말이야.

    조금 안어울리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조금 커서 슬램덩크를 새로 봤을 때 느낀 것은
    맨 마지막 경기인가? 오펜스 리바운드가 +4의 효과를 가진다는 말이었어.
    -2를 막고, +2의 찬스를 만든다는 말. 만화지만 시사점이 많더라구.

    남들이 통과의례처럼 거치는 실수를 하지 않는 것만으르도
    꼭 따야 할 점수를 놓치지 않는 것만으로도 무언가 할 수 있구나 하는 느낌.
    물론 남보다 더 많은 통과 의례를 거쳐오는 통에 허리가 휠 지경이지만
    현실은 현실, 교훈은 교훈.
    그럼 내일 보자구! 간만에 학교 갈 생각하니 들뜨는 걸!

  3. 안녕하세요, 포스팅을 읽어보니.. 행시 준비하시는건가보네요. PSAT라는게 눈에 띄어서 추측해 봤습니다. 아아, 역시 주변에서 행시 준비하는 사람은 많군요. 그만큼 할만 하다는건지.. 가을이라 마음이 많이 흔들리는것 같네요;;

  4. 처음에는 할만 한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날수록 역시 시험은 시험이야
    를 연발하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헤어나질 못하는 것이구요.

    법대쪽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진퇴양난이라 하더군요.
    군대를 빨리 다녀온 친구들은 이번 안에 덤덤한 편이었구요.
    아직 해결을 못한 친구들은 당혹스러워 하더라구요.
    다들 고민많고 당혹스러운 가을이 되버린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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