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션전략

정확하게 언제부터 시작된 유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증권사 리포트마다 절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하나 있다. 바로 ‘모멘텀’ 이라는 단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모멘텀이란 단어의 용례는 사람마다 증권사마다 다르다. 결국 모멘텀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후 문맥을 토대로 상황에 따라 다르게 대처하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그런데 올초부터 모멘텀에 필적할 만큼 다양한 용례를 지닌 용어가 하나 등장했다. 바로 ‘블루 오션’ 이란 단어다. 가장 단순한 정의부터 가장 복잡한 정의까지 블루 오션은 모멘텀을 능가하는 속도로 퍼져나가 이제는 매우 쉽고 흔한 단어가 되어버렸다. 누구나 한번쯤 보고서에서 블루 오션을 언급해 보고 싶은 욕망을 느끼고, 멋진 New Market의 상징으로 블루 오션을 말한다. 어떤 사람들은 인류의 낙원이었던 에덴을 바라보는 그 절절한 눈빛으로 블루 오션을 표현한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일까?

주변을 살펴보면 <블루오션전략>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세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블루 오션을 극찬하는 쪽이고, 다른 한쪽은 레드 오션과 블루 오션의 경계선에 불편해 하는 쪽이며, 맨 마지막은 블루 오션 전략의 도구적 유용성은 인정하지만 블루 오션에 열광하는 사람처럼 보이기를 꺼려 하는 쪽이다. 아! 주변은 아니지만 한가지 평가가 더 있다. 바로 블루 오션을 맹목적으로 비난하는 쪽이다.

사실 네 가지 평가가운데 맨 마지막 반응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블로그나 코멘트를 통해 본 네 번째 분류의 평가는 다분히 감정적 대응이었고, 블루 오션이라는 단어에 집착해 전략 개념의 활용 가능성에 두눈을 질끈 감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중요한 것은 블루 오션이라는 지향점이 아니다. 바로 블루 오션이라는 목표까지 가는 방법이다.

<블루오션전략>의 핵심은 블루 오션이라는 매력적인 시장이 아니라 그 시장으로 전략적인 이동을 감행하려는 기업의 의지다. 솔직히 <블루 오션 전략>에서 언급된 전략 캔버스는 BCG 매트릭스나, GE/맥킨지 매트릭스, 포터의 5FT보다 더 쉽고 직관적인 분석 도구이다. 게다가 포커싱과 차별성, 슬로건이라는 보조 도구를 통해 기존의 기업 전략에서 논의되었던 많은 요소들을 통합시키는 데 성공했다. 저자들이 구체적인 데이터를 밝히지 않은 채 ‘창조적 파괴’의 영향력이 미비했다고 밝힌 점만 빼면 이들의 ‘전략’은 흠 잡을 데 없이 매끈하다.

최선의 기업 전략에 대한 논의는 <초우량 기업의 조건>으로 촉발되었고, <성공 기업의 딜레마>와 Built to Last, Good to Great을 거쳐 <창조적 파괴>에 이르렀다. 그리고 현시점에서 논의의 최전방을 자치한 이론은 누가 뭐래도 블루 오션이다. 어쩌면 오래지 않아 <블루 오션 전략> 역시 톰 피터스가 오늘날 직면하고 있는 비난과 같은 종류의 격량에 휩쓸리지도 모른다. 예측이 너무 성급했다는 비난이 짐 콜린스에서 쏟아진 것처럼 이 책도 뭇매를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비난은 오늘의 일이 아니라 먼 훗날의 몫이다. 아직까지 우리는 이들이 소개한 멋진 도구와 프레임들을 흥분된 마음으로 매만지면서 달콤한 환상에 빠져 있어도 된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말이다.
[#M_ P.S. | less.. |
그런데 appendix가 왜 존재하는지 모르겠다. 그것이 저자들이 직접 쓴 것인지 역자가 임으로 작성한 것인지도 구분이 되지 않는다. 솔직히 Appendix C는 독자의 자존심을 상하게 만들만큼 형편 없었다. _M#][#M_ … | less.. |
개인적으로는 이책을 읽으면서 2002년 늦가을이 생각났다. 아쉽게도 이 포스트의 말미에 붙인 이 첨언을 이해하고 희미하게 웃어줄 사람은 이제는 아무도 없다. <깨어진 화병이며, 꺼저버린 촛불이여> 세상 어느 것보다 무서운 것은 마음의 평행선이다._M#]

4 thoughts on “블루오션전략”

  1. 잘 보았습니다. 저도 이 책에 대해서 간단한 리뷰를 썼었는데, 저는 어느 부류에 속하는지 잘 모르겠네요 ^^ 이 책에 대한 평가야 어찌되었든,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영역에서 블루오션을 찾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불가능한 얘기지만요 ^^ )

  2. /
    만약 이 책의 제목이 평범한 VIT정도가 되었더라면 널리 읽혀지지는 않았겠지만 모래사장에서 찾은 진주라고 생각을 했을 것 같아요.

    제 경우에는 세번째 분류에 해당되는데 ‘블루 오션’은 너무 마케팅 키워드 같은 느낌이 들어서 선뜩 동의가 안되더군요. 무엇보다 지난 몇년동안 배우고 활용해 온 다른 이론들을 버리기도 아깝구요. 대신에 프리젠테이션으로 프레임 워크를 정리해 놓은 채 시간 날 때마다 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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