個人 用例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사말은 ‘잘 지내지’에서 파생된 일련의 문장들이다. 요즘은 그마저도 거의 쓰지 않지만 개인적인 용법 사전에서 이 문장들은 나는 당신에게 진지한 관심과 선량한 호의를 가지고 있다는 뜻을 내포하며 상대의 기쁨과 슬픔이 나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는 가정 아래 사용된다. 보통의 흔한 인사말이 내 용례집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 문장으로 간주되는 까닭은 내가 ‘안녕’ 과 ‘다음에 보자’를 정확하게 구별해서 쓰는 괴팍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새벽 기차를 타기 위해 잠시라도 누울 것인가 아니면 이대로 밤을 지새울 것인가를 고민하는 이런 밤에는 유난히 ‘잘 지내지’하고 안부를 묻고 싶은 얼굴들이 떠오른다. 안부 인사를 건내받는 그들은 실없다 웃어 넘길지도 모르겠지만 나로서는 함부로 남발하지 않는 꽤나 소중한 문장인 셈이다. 먼 훗날 다시 사랑을 인정할 수 있게 된다면, 그녀가 내가 여행 중에 보낸 ‘잘 지내지?’란 문장의 엽서를 받는다면 그것을 부족한 사랑과 빈궁한 재주에 기인한 것으로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수다스러운 사람이 말을 아낄 때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진지한 감정이 녹아 있는 때도 있는 법이니 말이다.

잘 지내지?
난 결국 몇 시간이라도 눕기로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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