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우연한 기회에 1/15으로 인하된 5.99파운드짜리 폴로진을 사게 되면서 나의 청바지 인생은 새롭게 시작되었다. -20살 때 산 리바이스진 이후 두번째 진이다-  구두보다 트레이너가 더 좋아졌고 한국에서라면 꿈도 꾸지 않았을 보라색 체크 무늬의 퍼플 라벨 셔츠까지 사버렸다. -클럽 의상으로 딱이다. 하지만 이곳의 클럽이란 곳은 한국과 다르게 생겨 먹은 장소라서 그다지 발걸음을 붙잡지 않는다. 돌이켜 보면 한국에서도 이런 장르의 유희에 대하여 진지하게 재미를 느꼈던 적은 없다- 커프링크의 부재가 안타까운 상황이긴 하지만 없으면 없는 대로 살아가는 요령이 생겼고 골반에 걸리는 디자인이 안겨준 당황스러움에도 적응했다. 지금쯤 이 글을 읽고 있을 절친한 지기는 청바지가 우리에게 지니는 의미에 관해서 꼽씹어 보고 있겠지만 지난 겨울 그가 몇년 만에 청바지를 처음 산 것처럼 나에게도 특별한 이유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냥 한 번 사봤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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