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 on leave!

 창밖으로는 하렴 없이 비가 내리고 난 졸린 눈으로 아내를 기다리고 있다. 덧없는 주말은 이미 지나버렸고 시간상으로는 월요일에 접어든 한밤 중인데 그녀는 아직도 서면과 씨름 중이다. 대신 해줄 수 있는 일이라면 좋으련만 나로서도 아내가 하는 일은 좀 버겁다.

 정신을 차릴 때마다 몇 달씩 시간이 흘러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 사이 대학을 졸업하고, 눈 깜짝할 사이에 직장을 가졌으며, 별다른 고민 없이 서른을 넘겼다. 계절의 변화에 일회일비 하지 않고, 굳은 날을 헤아리는 일 없는 연애 끝에 늘 바람꽃 같다 묘사했던 사랑스런 연인과 결혼을 했다. 청년 시기의 난 고민 많고 이런 저런 상념에 젖어 있기를 좋아하던 섬세하다면 섬세하고 괴팍하다면 괴팍한 사람이었는데 요즘의 난 그저 편안한 사람이다. 사랑스런 아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은 왜 이리 짧은지 한탄하고, 그다지 복잡할 것도 없는 사안을 이해못하는 사람들에게 분노를 터트리는 것을 제외하면…

 복잡하게 썼지만 요약하면 너무 행복한 시간을 보내다 보니 그 마음을 글로 옮길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이고, 신혼 여행 겸 여름 휴가를 가기 위에 산더미처럼 쌓인 일을 처리하다 보니 주말이 끝나 버렸다는 말이다. 늦은 밤 라디오를 들으며 커피를 마시고 있자니 불현 듯 몇 문장 토해놓고 싶은 기분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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