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y, Very!

십대의 학창 시절에 외운 바에 의하면 사춘기 시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한다. 사실 난 질풍노도라는 표현이 일본식 조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그리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지만 친구들은 저 단어를 좋아했다. 뭐랄까? 저 단어의 울림 속에서 바람결에 머리카락이 곤두선 외롭지만 강한 느낌의 한 남자를 발견했기 때문이리라. 하자만, 요즘의 난 이제서야 내 삶에 질풍노도의 시기가 왔다는 생각을 한다. 십여년 전 친구들이 가졌던 그런 느낌은 아니지만 바람결에 몸을 맡긴 듯 거세게 흘러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아주 가끔 드문드문 현재의 위치를 자각할 겨를이 생기기 때문이다.

지금 무엇을 하냐고 묻는다면 나의 대답은 똑같다. 지금 난 사랑을 하고 있다. 사랑을 나누고 있으며 내 마음은 그녀 생각으로 가득하다. 그녀를 생각하느라 책도 읽지 않고, 더 이상 글도 쓰지 않는다. 어째서 따스한 남국에 대문호가 좀처럼 태어나지 않는가가 대화의 소재가 되었던 것처럼 그녀를 꿈꾸기 바빠 다른 겨를이 없다. 하지만, 한톨의 후회도 미적거림도 없다. 그녀를 사랑하는 것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지금이,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 황홀하고 아름다워 눈이 부시기 때문이다. 태어나 내가 한 행동에 일말의 후회도 없어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내 연인. my very, very, fair lady! or Mala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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