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단상…

나른하게 잠이 쏟아진다. 해야 할 일들은, 마음 먹은 일들은 너무 많은데 잠이 쏟아진다. 간만에 홍차를 마신다. 컵받침도 꺼내 보고, 부활절 달걀처럼 생긴 티볼도 꺼내 놓았다. 비가 온 까닭으로 어느 때보다 맑은 공기를 상쾌한 애프리콧 향이 채운다. 기분 좋은 나른함이다. 기분 좋은…

한 주도 지나지 않았는데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보고 싶은 마음을 숨기기에는 너무 정직하게 교육 받은 것인지, 아니면 너무 노골적인지 몰라도, 계속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보고 싶고 또 보고 싶고, 또 보고 싶다. 얼마 만에 느껴보는 감정인지. 너무나 평온하고 정돈된 상태에 의욕이 샘솟는다.

목적이 분명한 사람은, 옆이나 뒤를 되돌아 볼 필요가 없는 사람의 행보는 더없이 명쾌하다. 지금의 내가 그렇다. 나란 사람의 끝 모를 자신감은 어떤 이의 눈부처에 비친 나의 모습에 기인한다. 그 눈부처가 없다면 난 존재하되 살아있는 않은 의미 없는 형체에 지나지 않을 테니까.

물론 그 눈동자의 주인공에게 사전 허락 같은 것을 받은 것은 아니다. 사실 그 눈동자에 비치는 내 눈부처가 정확하게 어떤 모습인지도 모른다. 다만 그 눈부처에 담긴 내 모습이 되도록 멋진 모습이기를 기원할 뿐.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시작되었던 것이었는데 지금은 확실한 사랑이다. 혹자는 비웃음을 날릴지도 모르겠지만, 과거를 완벽하게 지우는 한이 있더라도 놓치기 싫은 것들이 삶에는 명백하게 존재하는 법이다. 지금의 내가 염원하는 것이 그렇다. 매우…..

짧은 머뭇거림 조차 드물어진다. 깊은 사랑에 빠진 사람은 주고 싶은 것이 많은 법이다. 그리고 주고 싶은 것을 일신에 지니고 있지 않을 때에는 일단 손에 넣고 봐야 한다. 지금의 내 상태가 그렇다. 주고 싶은 것이, 공유하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기에 일단 내 품에 가득 챙겨놓으려는 욕심 많은 인간의 작태가 바로 그것이다.

21 thoughts on “비오는 날. 단상…”

  1. “주고 싶은 것이, 공유하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기에 일단 내 품에 가득 챙겨놓으려는 욕심 많은 인간의 작태가 바로 그것이다.”

    나도 한가득 채워놓겠네.
    그러나 채우기에 몰두하다보면 잊을까 걱정된다네.
    내가 한가지에 집중하면 다른 것은 돌보지 않는 성격이라서..^^

  2. 군…지금 2시가 넘었네.
    지금까지 잡혀있었어.
    내 마음을 알면서 그걸 이용하는 것이면 정말 나쁜 사람이겠지?
    눈치는 챘겠지만 확신은 못 하고 있는 것이겠지?
    되지도 않는 영작을 나보고 해달라니…비참하다.

    난 사진편집은 즐기지 않지만, 그리고 할 줄도 모르지만
    부탁할 사진이 생겼네. 이따 보세.

  3. 응 6시 반 이후에 메신저에 봅시다.
    나 역시 영작을 부탁받는다면 자네와 비슷한 심정을 느낄 듯.
    다른 문제는 머리와 경험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데
    언어 장벽만큼은 지금의 나로서도 어렵다.
    뭐 다행이라 생각해야지.ㅋㅋㅋ

    그래도 난 자네가 마냥 부럽네.
    자네는 나보다 더 자주 볼 수 있고, 더 많은 기회를 가지고 있어…
    나에게 허락된 기회란 것은 너무 빈약하고, 표나는 것이어서
    항상 조심, 또 조심해야 하거든.

    보고싶은 마음과 차분하게 내 일을 하려는 마음이 마음 속에서
    싸우고 있다. 가끔은 보고픈 마음에 져주는 것도
    삶의 평화를 위해서 좋을 것 같아.

    그런데 언제야 우리는 가진 것이 많은 자가 될 수 있을까?
    취미로 카이사르의 죽음이라는 논픽션을 읽고 있고
    부업으로 장준하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는데
    많은 생각이 오가고 있어. 난 뭘까? 난 뭘까?
    고민은 많지만 일단 합리적인 현대인으로써
    성과 중심의 전략을 운용해야겠지?

    상황에 따른 최선이란 말을
    이해하고 또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좋다.
    상황에 따른 최선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우리와 너무 다른 사람이라 소통이 불가능하거든

    혹자는 이런 우리를 기회주의자라 악평하지만
    인생은 한방이고,
    99%의 타이밍과 1%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기만극이기에.
    우리는 항상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는 것이지.
    뭐 요지는 힘내자는 이야기이고, 그녀가 좋다는 것이지

  4. 아무래도 한약이라도 복용해야 될 것 같아.
    어제 4시에 잤더니 결국 오늘도 학교는 못 나갔다.
    정확히 30분 전에 일어나고야 말았어.
    영양이 부족해서 그런가?
    아니면 운동이 부족해서?
    원인치료를 하고 싶은데 원인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이따가 지선과 삼통 가기로 했네. ㅋㅋㅋ

  5. 아직 삶이 각박하지 않아서 그래.
    4시까지 잠이 오지 않는다는 것은 억지로 잠을 청하지 않는다는 뜻과
    낮에 그만큼 열심이지 않았다는 뜻이지.
    그런 사이클이 반복되는 것이 문제야.
    한약은 되려 잠만 들려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바이네…

    하루쯤 현기증이 날 정도로 스스로를 몰아봐.
    바쁜 일상과 바쁜 일과로…
    10시가 되기도 전에 나른한 잠을 청할 수 없을 정도로 바쁘게…

    나의 시간은 멈춰 있으나
    나의 생활은 여전히 바쁘다.
    마음 먹고 끝내지 못한 일들을 지금 마무리 하지 못한다면
    평생 그럴 시간이 없을지도 모르니까.

    그러니까 힘내자구. 시간은 고민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고 움직이라고 있는 거라고.
    하루 고민이 5분을 상회하는 것은
    매우 중차대하고 심각한 삶의 위협이야

  6. 정말 피곤한 하루다.
    경춘선…다시는 ‘혼자’서 경험하고 싶지 않은 것이야.
    ‘둘’이라면 모를까, ‘혼자’서는 싫다.
    자꾸 눈길이 가는 것도 막을 수 없었고,
    내 나이를 돌이켜 보게 하는 것도 싫었다.
    하지만 동생을 만나서 기분 좋은 하루였어.

  7. 아침 나절에 아주 빠른 속도로 일을 끝내 놓았네.
    지금부터는 도서관 모드로 돌어가서 공부를 할 예정이야.
    어째 예정보다 보름이 늦었는걸.
    혹여 이대로 덜컥 붙어 버린다면
    아마 난생 처음으로 밤을 새야하는 사태가 벌어질 듯.
    보름을 열흘로 줄이기 위해서는 이번주에 엄청난 속도를 내야할 것 같아.

    24살 봄이 되고 나서야
    우리의 진정한 인내심을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듯 싶다네.
    나 역시 언제 미칠지 모르지만
    최대한 이성적으로, 합리적으로
    삶을 꾸려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거든.

    만약이라도 내가 미쳐버린다면 쓴소리를 아까지 말아주게나.
    어제의 나로 봐서는 그럴 소지가 다분해.
    어제를 효율적으로 사용했다면 보름의 낭비를 일주일로 줄였을 텐데..

  8. 어제 무슨 일이라도 있었는가?
    날씨도 좋고, 휴일이고, 그러니까 쉬게 되는 것이지.

    어제는 악몽을 꾸었다.
    그래서 새벽에 정신이 살며시 들었는데 려진한테 문자가 왔더군.
    ‘버너 있어?’ 완전 필요할 때만 찾는다니까.
    증세가 나아지고 있어. 그녀의 그늘에서 점점 벗어나고 있다.

    오늘도 공부하러 가야지.ㅋㅋㅋ

  9.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되려 아무일도 없었기 때문에 내가 미쳐간다 했던 것이지.
    그만큼 깊게 빠져들고 있다네.

    스스로에개 다짐한 3년을 2년으로 줄이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말이야…
    그리고 그 시간 동안에는 마음의 균형을
    한순간도 잃지 않아야 하는데 말이야.
    잠시 그 균형을 잃었어. ㅋㅋㅋ

  10. 녀석! 내게만 5분이상 고민하지 말라고 하더니….
    난 깊게 빠져들기는 커녕 점점 흐려진다.
    기말고사도 얼마 안 남았고, 재수강은 하기 싫고.
    남는 것은 ‘공부’ 뿐이라는 것이 절실해져.
    그리고 공부하기 싫을 때는 ‘책’만 읽고 있는 중이야.
    암튼 내게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열심히 해야지.

  11. 한국가면 오빠랑 같이 갈 스카이 라운지를 검색중이지. 여간 즐거운 일이 아니란 말야? ㅋㅋ
    여기서 운좋게 만나게 된 나랑 동갑내기 반 친구 여자아이들은, 워낙 순진한게 아니라서, 내가 진지하게 스카이 라운지 찾아봐달라면서 한국가면 프로포즈 하려고 그런다고 하니까, 완전 난리가 나더군 ㅋㅋ
    이것들은 말이야… ㅋㅋ 조금만 내가 진지하게 표정짓고 연극하면 잘 속아넘어가서 재밌어 죽겠단 말이야.
    어쨌거나, 내가 생각해도 나는 너무 장난꾸러기같아 뿌듯해 후훗

  12. To. wc
    녀석… 네가 하는 5분 이상의 고민은
    하룻밤과 다음날 오전을 날리는 것이지만.
    나의 5분은 겨우 차마시는 티타임 정도라구…

    넌 밤에 5분 이상 고민을 하는 것이고.
    난 그 시간에 충분히 잠을 자고 있지.
    아무튼 난 조금 고민해도 돼.
    넌 안되지만.ㅋㅋㅋ

  13. 뭐 나도 가끔 자네의 심각함에
    까닭 모를 동조현상을 보이곤 하는데.
    남들이야 오직 하겠어.
    다 네가 오버쟁이라서 그러는 것이야.
    사진을 보아하니 참한 처자들 같던데.
    괜시리 물들이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자꾸 밥 내놓라고 그러는데.
    차라리 내 고기를 사주면 안될까?
    난 자네하고 정말 맛있는 고깃집을 가고 싶단 말이지.ㅋㅋㅋ

    뭐 혼자 난리치는 외사랑을 연애라 부를 수 있다면
    제법 진척 되었지. 부를 수 없다면 지지리 오래 답보 상태일 테고…

  14. 축제기간이라서 그런지 공부가 더욱 잘 된다.ㅋㅋㅋ

    참, 주영이는 고기를 별로 안 먹는 편인가 보네.
    나랑은 고깃집 가자는 말 안 하면서..
    하긴 우리가 가면 돈이 너무 많이 깨진다. ㅋ

    이제 머리만 깎으면 완전히 공부모드로 전환하는 것인데…
    하지만 삭발 만큼은 자제하는 중이야.
    또 다른 만남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

  15. 박양… 나 만두를 무지 잘먹고 있다는 사실을 말안했었나보네?
    그리고 요즘에 가끔 삼겹살이 먹고싶거든? ㅋㅋ (비록 삼겹살이라기 보다는, 삼겹살이라고 부르기도 모한 바싹 익은 조그만 고기쪼가리에 된장찌개에 밥한그릇이 먹고 싶은 거긴 하지만 -_-)
    나 얼마전에 부페가서 7그릇 달성했어. 디저트까지 합하면 더 나갈지 모르지만..
    우습게 보면 안될거야

  16. 헉.. 군만두 먹고 싶다는 김군의 징징거림에
    중국집가서 젓가락으로 끝부분만 떼어 낸 기억이 마구 상기되는걸
    요즘은 누가 떼주는데? ㅋㅋㅋ

    아무리 삼겹살이 땡겨도 1일분 이상 못먹을 것이고
    까짓 된장찌개야 이미 익숙한 가격이라 두렵지 않네요.
    원철이랑 같이 가지 않는 이상… 고기집은 전혀 무섭지 않답니다.
    하지만 그 외의 장소라면 조금 두렵기는 하군.

  17. 원철
    그런데 언제부터 자네들 친해졌는가?
    작년에 보았을 때는 무지 서먹서먹하던 기억이 있는데.
    “박양 애인분이시죠.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하지 않았던가?
    수상쩍어… 수상해…

    아무튼 너무 빨리 식는 것 같아.
    뭐든지 하려면 최소한 1년은 해봐야 맛을 안다던
    옛 어른들의 훈계가 떠오르는군.
    겨우 1달이란 시간으로 무덤파고 흙덥고 다지기에는
    너무 성급한 것 아닌가?

  18. 어떤 일을 할 때, 그것에 집중하는 버릇이 있어서.
    그러나 그 결과가 조금도 보이지 않는다면 쉽게 그만두는 성격이라..
    어쩔 수가 없다네.
    그런면에서 보면 공부는 아주 좋아.
    그 성과가 바로바로 보이니까. ^^

    나 원래 사람들하고 쉬게 친해져.
    다만 내 말투와 빈정거림을 상대방이 잘 못 견디는 편이지.

  19. 쉬게=쉽게…
    2시 반에 썼는데도 잠이 덜 깨다니.
    어여 집에나 내려가라
    그리고 내년 입실렌티는 꼭 가자.
    내년에는 정말 날짜를 딱 맞추어 휴가를 낼 테니까.
    나도 입실렌티 보고 싶어~~!!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